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마르 10, 21]
하인리히 호프만의 그리스도와 부자 청년
(1889년, 캔버스에 유채, 리버사이드교회, 뉴욕, 미국)
건물을 배경으로 그림 중앙에 예수님이 서 계시고, 값진 모자를 쓰고 화려한 옷을 입은 부자 청년이 예수님을 찾아왔다. 허리춤에 손을 얹은 그의 모습은 약간 거만해 보인다. 예수님께서는 건물 밖의 상복을 입은 과부와 목발을 짚고 옷을 반쯤 벗은 가난하고 초라한 노인을 두 손으로 가리키며 부자 청년을 바라보신다. 부자 청년은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있다.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호소하시는 예수님의 간절한 표정과 몸짓이 그를 슬프게 만든 것이다.
부자 청년이 떠난 뒤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마르 10,23.25) 가난한 사람에게 인색한 사람은 지옥에 살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후한 사람은 천국에 산다. 인색하고 후한 마음은 재산의 많고 적음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인간의 됨됨이에 달린 것이다. 우리도 혹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는가?
[2018년 10월 14일 연중 제28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