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요한 6, 55]
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
(1592-94년, 캔버스에 유채, 365x568cm, 산 조르조 마조레 대성당, 베네치아, 이탈리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식탁 위에 올려진 빵과 포도주잔은 이 사건이 최후의 만찬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배경이 되는 공간은 최후의 만찬이 이루어지는 거룩한 이층방이 아니라 개와 고양이가 있는 베네치아의 평범한 여관을 떠올리게 하고,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예수님과 사도들은 식탁 뒤쪽으로 밀려나 있으며, 오히려 음식을 나르는 여인들과 시종이 전경에 그려져 있어 성찬과 일상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틴토레토는 예수님과 사도들, 그리고 현실을 사는 인물들의 대조를 통해 성경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에 관람자들을 초대하고 있으며, 현실과 과거의 모호한 관계는 이 그림에 강한 시적인 느낌과 신비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식탁에 서서 영성체의 장면처럼 빵을 떼어 한 사도의 입에 넣어주고 계신다. 예수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요한 6,56)라고 말씀하셨다.
신비로운 느낌은 단단한 대리석 바닥과 특이한 하늘의 대조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이 작품에는 두 개의 광원이 있는데, 하나는 예수님의 머리에서 분출되는 후광의 광원이고, 다른 하나는 실내의 천장에 매달린 등불에서 뿜어 나오는 광원이다. 등불에서 나오는 빛과 연기는 투명한 천사의 형상을 드러내어 신비로움을 부여한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화면 속에서 천장에 있는 천사들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마치 유령처럼 희미하게 보이며, 현실의 삶과 천국의 이상 사이의 간극을 전달하고 있다.
[2018년 8월 19일 연중 제20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