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이다. [마르 1, 22]
제임스 티소트의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는 예수님
(1886-94년, 수채화, 20.6×16.8cm, 브루클린 미술관, 뉴욕)
제임스 티소트(James Tissot, 1836-1902)는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는 예수님>을 성경 그대로 묘사하였다. 예수님께서 회당에 들어가시어 설교대에서 두루마리를 펴시고 가르치고 계셨다. 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예수님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마르코 1,24)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은 예수님께서 누구신지 알고,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지만, 예수님과 아무 상관없이 살려고 하는 사람이다. 혹시 우리도 더러운 영에 사로잡힌 사람은 아닌가?
예수님께서 손가락으로 그를 가리키며 꾸짖으셨고, 더러운 영은 그 사람에게 경련을 일으켜 놓고 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손가락 모양이 특이하다. 그는 양팔을 벌려 세 손가락을 펴고 있다. 이것은 그가 예수님께 삼위일체 하느님을 고백한 것일 수도 있고, 죄 사함을 상징할 수도 있다. 사제들은 사죄경을 외울 때 세 손가락을 펴고 말하기 때문이다. “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당신의 죄를 용서합니다.” 그래서 죄에서 벗어남이 더러운 영의 추방과 같은 것이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다. 저이가 더러운 영들에게 명령하니 그것들도 복종하는구나.”(마르코 1,27) 하며 모두 깜짝 놀라고 있다. 지금도 고해성사를 통하여 더러운 영이 추방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죄 사함을 받고도 왜 깜짝 놀라지 않는가?
[2018년 1월 28일 연중 제4주일(해외 원조 주일) 원주주보 들빛 3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