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마르 6, 4]
제롬 나달의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예수님
(1595년, 목판화, 성녀 글라라대학)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인 나자렛 회당에 가셔서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말씀과 함께 구약의 예언자 엘리야와 엘리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신다. 엘리야 예언자가 이방인인 사렙다 마을의 한 과부를 기근에서 구해준 이야기(1열왕 17,8-16)와 엘리사 예언자가 시리아의 한 이방인의 나병을 고쳐 준 이야기(2열왕 5,1-14)이다. 나달의 삽화 왼쪽 아랫부분에는 기근에 처한 과부를 구해주는 장면이, 그 위에는 나병을 고쳐주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이 내용을 회당에 모인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는 예수님의 모습이 화면의 오른쪽 맨 위에 멀리 작게 그려져 있다.
회당에 있던 유다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처음에는 매우 흥미롭고 놀라워했다. 예수님의 말씀이 모두 은총으로 가득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림 오른쪽 위에 자리한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어지는 장면은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고을 밖으로 데리고 나온 묘사이다. 끝으로,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벼랑 끝에서 떨어뜨리려고 한다.
벼랑 끝에 놓인 예수님은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내밀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위험한 순간에 놓여 있다. 이 장면은 마치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 밖으로 끌려 나와 골고타산 위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을 맞으신 것을 연상시킨다. 예수님의 예언자적 말씀을 거부했던 유다인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는 모든 인류의 구원이라는 과업을 완수하시고자 예루살렘 밖 골고타산 위에서 돌아가셨다.
회당에 모인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목수 요셉의 아들로만 여겼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아무리 훌륭한 예언자일지라도 그들의 편견적 사고로 예수님의 참모습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다.
[2016년 1월 31일 연중 제4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 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