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요한 20, 21-22]
장 레스투의 성령 강림
(1732년, 캔버스에 유채, 365x778cm, 루브르 박물관, 파리, 프랑스)
“오순절이 되었을 때 사도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사도 2,1-3)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부활하신지 50일이 되는 날인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성령이 불꽃 모양으로 내려왔다.
성화와 신화를 주로 그린 18세기 프랑스 신고전주의 화가 장 레스투(Jean Restout, 1692-1768)는 파리 근교에 있는 생드니 수도원 식당을 장식하기 위해 <성령 강림>을 그렸고, 이 작품은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 그림은 18세기를 화려하게 꽃피운 계몽주의와 궁정양식인 로코코 양식이 어우러져 도덕적인 메시지와 함께 폭이 8m에 가까운 웅장한 크기로 제작되었다. 이는 관객의 시선이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도록 그려짐으로써 성령 강림 사건이 더욱 압도되도록 연출되었다.
양편으로 길게 줄지어 서있는 그리스 신전의 도리아식 기둥들이 있고, 화면 중앙에 있는 높은 단 한가운데의 성모 마리아를 비롯하여 네 명의 여인들과 제자들이 저마다 역동적이고 극적인 모습으로 불꽃 모양의 성령을 받고 있다. 각 사람 위에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내려앉은 모습이다.
이제 제자들은 온 세상으로 나가 복음을 전할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성령을 받고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사람들은 제자들이 말하는 것을 저마다 자기 지방 말로 들을 것이고, 사도들의 설교를 듣고 회개하여 세례를 받아 교회가 창립될 것이다.
그들은 놀라워하고 신기하게 여기며 말하였다.
“지금 말하고 있는 저들은 모두 갈릴래아 사람들이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지방 말로 듣고 있으니 어찌 된 일인가?” (사도 2,7-8)
[2020년 5월 31일 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