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마태 14, 28]
이반 아이바좁스키의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1888년, 유화, 크기 및 소장처 미상)
이 그림은 거센 파도 속에서 흔들리는 배 안의 제자들과 그 와중에 흰 정령처럼 눈부시게 빛나시는 중앙의 예수님을 대조적으로 그리고 있다. 베드로는 이미 몸의 반쯤 물에 빠진 상태이고, 예수님에게서 나오는 빛이 바다를 멀리까지 비추고 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겁에 질린 제자들에게,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라고 말씀하신다. 아마도 제1독서에서 주님께서 엘리야에게 지진과 불이 지나간 뒤 말씀하신, 조용하고 부드러운 음성이셨을 것이다.
엘리야를 덮쳤던 바람, 지진, 불은 우리 인생에 매 순간 찾아온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속에 계시지 않으시고, 그것들 사이사이 속에, 혹은 그것들을 통과하고 아우르는 그 속에서 우리를 바라보시고, 자신을 드러내고 계신다. 우리가 할 일은 그분을 바라보고 그분의 소리를 듣는 것이리라.
[2020년 8월 9일 연중 제19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