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일-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필리프 드 샹파뉴, 1666년, 동판화, 낭시 미술관, 프랑스)
필리프 드 샹파뉴 (Philippe de Champalgne)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활동한 궁정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우아한
인물과 절제된 구성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는 1645년을 전후로 네덜란드의
가톨릭 신학자 얀세니우스의 엄격한 교리에 감화되면서 이전의 화려한
표현을 거부하고 좀 더 진지하고 사실적인 화풍으로 경견한 성화를 그렸다.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오천명을 먹이시자 많은 사람들이 따랐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생명의 양식을 말씀하시며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 (요한 6,51) 라고 하시자 그 말씀은 듣기가
거북하다며 다시 많은 제자들이 떠나갔다.
그가 1666년에 그린 이 동판화는 단순하지만 우아하게 요한복음 6장 60-69절의
성경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였는데 제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는 것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
하고 물으시는 장면이다. (요한 6,67)
예수님께서는 왼손으로 떠나가는 제자들을, 오른손으로는 남아있는 제자들을
가리키고 계신데 왼쪽은 죽음의 방향이고 오른쪽은 생명의 방향을 나타낸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승님께서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저희는 믿어 왔고
또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요한 6,68-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