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일- 야이로 딸의 소생
(산티 디 티토, 1578년, 미술사 박물관, 빈, 오스트리아)
성경의 ‘야이로 딸의 소생’ 기적이야기를 다룬 그림들에는 어린 시신이 침대에
눕혀져 있고 그 주변과 방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애처로워하며 눈물짓는 광경이나
이미 소생하여 일어난 장면이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분위기는 소녀의
죽음에 대한 가여움과 안타까움보다는 생명의 기운이 감돈다. 화가는 화면 앞에
강아지와 놀고 있는 아이를 그려 유년의 즐거운 시간을 연상시키고 있다.
침대 기둥에는 침대에 누워 있는 어린 소녀와 닮은 모습을 한 미소 짓는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이는 예수님께서 죽은 아이의 손을 잡아 “일어나라” 고 명령하신 후,
아이에게 다가올 티 없이 순진무구한 행복을 의미한다. 침대 위의 아기 천사들도
닫혀 있던 장막을 걷어내며 어둠에서 빛을,죽음에서 삶을 찾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야이로의 표정과 두 손을 꼭 모은 부인의 동작은 간절한 마음을 드러내며 그들의
시선 역시 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향하고 있어 그 분만이 간절한 소망을
채워주실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