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마태 22, 37]
야곱 요르단스의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
(17세기, 캔버스에 유채, 140.3×212.4cm, 개인 소장)
17세기 벨기에 안트베르펜 화가 야콥 요르단스(Jacob Jordaens, 1593-1678)의 작품 <바리사이 가운데 그리스도>를 보면, 일곱 명의 바리사이들 한가운데 예수님께서 계신다. 예수님께서 사두가이들의 말문을 막아버리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리사이들이 성전에 모였기 때문이다. 그림 배경에는 성전의 대리석 기둥이 있는데, 바리사이들은 성경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지만 기둥 사이로 성전 안에 검은 먹구름이 가득 차 있다.
성경을 명확하게 깨닫지 못한 그들 가운데 율법 교사 한 사람이 손을 들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 가는 계명이다. 둘째도 다음과 같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온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마태 22,36-40)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성령이 비둘기 모양으로 어두운 먹구름을 뚫고 예수님께 내리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에게 감춰진 하느님의 지혜를 성령의 인도로 명확하게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의 머리 뒤에는 거룩함을 상징하는 후광이 십자가 모양으로 빛나고 있고,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을 들어 선서하듯이 목숨을 바쳐 하느님만을 사랑하겠노라고 선언하시고 계신다. 그리고 성경 위에 펼쳐진 왼손으로는 죄 사함을 표시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면 그의 죄를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