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마태 21, 29]
안드레이 미로노프의 두 아들의 비유
(2012년, 캔버스에 유채, 70x100cm, 개인 소장)
세 사람이 있다. 왼쪽에 있는 흰 수염의 노인은 아버지이고, 오른쪽에 있는 이들은 두 아들이다. 창문 밖으로 포도원이 보이고, 아버지는 두 아들에게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두 아들의 반응은 심상치가 않다. 맏아들은 고개를 돌리고 손을 들어 아버지에게 거부 의사를 표한다. 다른 아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가겠다며 순종하는 듯하다.
그날 둘 중 하나만 아버지의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였다. 어느 아들일까? 놀랍게도 아버지의 명을 따른 아들은, 명을 거부했던 맏아들이다.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또 다른 아들은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 않았다. 이 이야기는 마태오복음 21장 28-30절에 나오는 <두 아들의 비유>이며, 이 작품은 러시아의 종교화가 안드레이 미로노프(Andrey Mironov, 1975- )가 그렸다.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믿고 행동으로 따르는 이가 결국에는 하느님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하느님 나라를 차지하게 된다.
[2020년 9월 27일 연중 제26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