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마태 4, 10]
산드로 보티첼리의 그리스도의 유혹
(1481년, 프레스코, 349x570cm, 시스티나 성당, 바티칸)
보티첼리의 <그리스도의 유혹>은 마태오 복음 4장 1-11절이 그 배경이다. 첫번째 유혹은 왼쪽 상단 숲속에서 이루어진다. 수도복을 입은 유혹자가 예수님께 다가와 돌을 가리키며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들에게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하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유혹자에게 말씀하신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 하느님의 말씀은 예수님을 통해 나오기 때문에 예수님은 산에서 내려오시며 천사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다.
두번째 유혹은 성전 꼭대기에서 이루어진다. 악마는 성경을 인용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치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하고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악마에게 냉정하게 응수하신다. “성경에 이렇게도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세번째 유혹은 오른쪽 상단 산꼭대기에서 이루어진다. 악마는 발아래에 있는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 주며, “당신이 땅에 엎드려 나에게 경배하면 저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단호히 거절하신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예수님은 손을 들어 악마를 쫓아내고, 악마는 수도복을 벗어던지고 허공에 몸을 맡기며, 천사들이 다가와 식탁을 차리고 성찬을 준비한다.
이 성찬의 식탁이 중앙의 번제물의 봉헌과 연결된다. 순결을 상징하는 흰옷을 입은 시종이 삼중관을 쓴 대사제에게 어린 양의 피를 담은 대접을 봉헌하는데, 이는 대사제인 교황에게 자신의 피를 봉헌하여 세상의 죄를 없애는 예수님의 피를 의미하고, 세상 구원을 위한 새롭고 영원한 계약의 피를 말한다. 또 오른쪽 하단에 머리에 나무 다발을 이고 푸른색 겉옷과 흰색 속옷을 입고 있는 여인이 있는데, 그는 동정과 믿음으로 교회의 신앙을 증거하는 성모님이다.
화가는 왜 악마의 유혹을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와 연결시켰을까? 악마의 유혹은 하느님에게서 우리를 떼어놓게 하고 내 뜻대로 살게 하지만, 예수님의 희생 제사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고자 목숨까지 바치고 하느님과 하나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1일 사순 제1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