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마르 16, 19]
벤베누토 티시의 그리스도의 승천
(1520년경, 패널에 유채, 314×204.5cm, 고대미술관, 로마, 이탈리아)
공관복음서의 마지막은 비슷하지만 복음서마다 조금씩 다르다. 마태오복음서는 열한 제자가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가서 민족들을 제자로 삼으라.” 며 사명을 부여하셨다. (마태 28,16-20) 마르코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하고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마르 16,15-19) 루카복음서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하여,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가 그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들에게 선포되어야 한다.” 고 말씀하시고, 그들에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루카 24,47-51) 그러기에 공관복음서에서는 예수님께서 선교사명을 부여하시는 장면과 예수님의 승천은 동시에 이루어졌다.
16세기 이탈리아 페라라 화가 벤베누토 티시(Benvenuto Tisi, 1481-1559)는 공관복음서의 장면을 모두 반영하여 1520년경 <그리스도의 승천>을 그렸다. 이 작품은 산을 경계로 하늘의 상단부와 땅의 하단부로 나뉘는데, 상단부의 중앙에 계신 그리스도는 오른손을 들어 제자들을 강복하시며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고 계신다. 그분의 몸은 창백한 백색의 대리석처럼 그려져 있고, 천상의 구름 속에는 구약의 성인들이 육신이 아닌, 마치 영적인 상태인 것처럼 금빛으로 투명하게 그려져 있다.
하단부의 배경 마을은 모든 것이 창백할 정도로 푸르게 그려졌고, 그곳에는 벌써 교회가 세워졌다. 그곳이 바로 땅 끝에 이르기까지 복음의 증인이 될 마을 중 하나이다. 제자들은 화려한 색깔로 채색되어 있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모습과 관람자들의 주의를 끄는 손짓이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제자들 가운데 복음서를 들고 맨 앞에 서 있는 사도는 마태오와 요한 복음사가이다. 그들은 세상에 나가 복음을 선포해야 할 사명을 표현하고 있다. 제자들은 견고한 근육질로 이상화된 신체를 지녔고, 그들의 눈빛은 단호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강렬하다. 그들의 몸짓과 손짓과 눈빛을 보면서 무언가 영원한 가치를 띤, 그러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어떤 복음의 진리에 대한 느낌을 받는다.
[2020년 10월 18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