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요한 6, 51]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순례자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아기 예수
(1678년, 캔버스에 유채, 부다페스트 미술관, 헝가리)
무리요(Murillo,1618-1682)의 작품 ‘순례자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아기 예수'(1678년)에는 여러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 구름 위에 서 있는 예수는 커다란 빵을 손에 들고서 아래에 있는 순례자들에게 나눠 주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아기를 고요한 눈길로 바라보며 매우 조심스러운 자세로 손을 내밀어 부축하고 있다. 천사는 커다란 빵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들고서 예수님의 빵 나눔을 도와주고 있다.
성모자와 천사 뒤편에는 하느님의 무한한 영광을 상징하는 황금빛 하늘이 열려있고 구름 사이사이에 아기 천사들이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고 있다. 아래에는 이 세상에서 천상을 향해 순례 중인 사람들이 하늘을 우러러보며 아기 예수가 건네주는 빵을 받기 위해 손을 내밀고 있다.
고요한 표정의 예수는 순례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요한 6,51)
이 작품에서 아기 예수가 거의 벌거벗은 것은 장차 그분께서 모든 옷을 다 벗긴 채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예수님이 나눠 주시는 빵은 인간의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의 몸과 피를 성체와 성혈로 아낌없이 내어 주심을 나타낸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부축하는 모습은 구원의 협조자로 성모님의 특별한 자리와 역할을 드러낸다.
[2013년 6월 9일 가톨릭신문, 정웅모 신부]
– <굿뉴스 자료실>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