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마태 23, 3]
모레토의 바리사이 시몬 집에서의 저녁식사
(1550-54, 캔버스 위에 유채, 207x140cm, 산타 마리아 인 갈케라, 브레시아, 이탈리아)
어느 날 예수님은 베다니아 마을에 사는 바리사이 시몬의 집에 초대 받아 식사하신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어느 행실이 좋지 않은 여인은 예수님을 찾아와 가르침을 듣고 회개한다. 모레토(Moretto, 1498-1554)는 회개하는 죄 많은 여자를 용서하는 내용으로 위선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표현했다.
예수님께서는 오른손으로 그의 발 아래에 엎드려 있는 여자를 가리키시면서 시몬에게 고개를 돌려 무엇인가 이야기하고 계신다. 바리사이 시몬은 행실이 좋지 못한 여인이 접근한 것이 몹시 언짢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루카 7,47)라고 시몬에게 말씀하신다. 시몬은 고개를 치켜들고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시몬과 같은 바리사이 사람들은 율법을 충실히 준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죄인 취급하고 경멸하였다. 그러니 시몬에게 예수님이 여인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 사랑을 드러낸 행동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사에 초대한 바리사이 시몬은 예수님을 자신의 집에 초대하고 어떠한 예우도 갖추지 않았다. 식탁 모서리 예수님 발 아래에 엎드려 있는 여인은 어떠했는가? 행실이 좋지 못한 이 여인은 급히 달려와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 예수님의 발치에 서서 참회의 눈물을 흘린 후, 그 눈물로 예수님의 발을 적신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예수님의 발을 닦은 후 그의 발에 입 맞추고 향유를 부어드리며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헌신을 보인다. 겸손한 자세로 이 여인은 오로지 예수님께 대한 극진한 사랑과 믿음만으로 자신을 낮추고 있다.
[2016년 6월 12일 연중 제11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