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루카 13, 5]
리베랄레 다 베로나의 열매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
(15세기 경, 채색필사본, 피꼴로미니 도서관, 시에나)
화가이자 채색필사본가였던 리베랄레 다 베로나(Liberale da Verona, 1445-1530)는 15세기 후반, 현재 시에나의 피꼴로미니 도서관에 소장된 악보집을 세밀화로 그렸다. 알파벳 ‘O’자 안에 그려진 <무화과나무의 비유>는 ‘모두 와서 경배하세(Venite Adoremus)라는 악보 위를 장식한 장면이다.
그림처럼,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를 심었다. ‘O’자 가운데의 커다란 무화과나무는 무성한 잎을 자랑하듯 우뚝 솟아 있다. 그러나 나무에는 잎만 무성할 뿐 열매는 달려있지 않다. 열매인 무화과만을 필요로 하는 나무에 열매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열매가 없는 무화과나무는 존재 가치가 없다. 왼쪽의 나무 주인은 3년이 지나서 열매를 따려고 했으나 아무 소득이 없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로 판단하여 농부에게 찍어 버리라고 요구한다. 농부는 왼손을 휘저으며 올해만 기다려주면, 자신이 두루 파고 거름을 주어 보살필 것을 약속하고 있다.
무화과나무가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이스라엘 백성의 상징이라면, 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이시고, 무화과나무 주인은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는 애틋한 사랑으로 인내심 많은 농부이신 예수님을 이스라엘 백성에게 보낸 것이다. 농부는 주인께 나무에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한 해를 더 간청한다. 열매를 맺지 못한 나무이지만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
[2016년 2월 28일 사순 제3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