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연 화가의 그림으로 읽는 복음] “깨어 있어라”(마르 13,37)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올 그 날에는 해와 달과 별들에 표징들이 나타나고 사람들은 두려움에 휩싸일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권능을 떨치며 빛으로 오실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빛은 이미 우리 가운데 와 있습니다. 그 빛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깨어 있는 사람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은 눈만 뜨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준비돼 있는 사람입니다. 해야 할 일을 제때에 하는 사람입니다. 깨어 있는 사람은 현실에 충실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현실에 매몰되지 않고 희망을 안고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고 요청하십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나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깨어 있어야 합니다. 뒤처지는 사람이 없도록, 외로움 속에 홀로 절망에 빠진 이가 없도록 서로 격려하며 모두가 손을 맞잡고 더불어 깨어 있어야 합니다. 그때 참 빛이 우리를 밝히어 비출 것입니다. [평화신문, 2014년 11월 30일, 이창훈 기자]
작가의 말 – 정미연 아기 예수의 데레사
길이 생겼습니다. 한 해 동안 복음을 따라가야 할 긴 여정입니다. 우주의 주님이신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 되셨듯이 그분의 복음이 우리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평화신문 독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작은 것의 소중함을,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기적을,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 안에 계시는 그분의 현존을 깨닫는 일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그림으로 읽는 복음’을 통해 가늠할 길 없었던 우리 심연 속 별들을 꺼내어 하늘을 향하기를 감히 소망해 봅니다.
<정미연 화가 약력>
1977년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뉴욕 Art Student of League에서 수학한 중견 화가이자 조각가. 1995년 세검정성당 기공 기념 개인전을 시작으로 하느님의 시간·인간의 시간 개인전(2014)에 이르기까지 수십 회의 전시회를 열었고, 바오로 딸 사도의 모후 성당 십자가상 14처와 감실, 성모상 등을 제작했다. 유경촌 주교가 쓴 묵상에 그림을 그린 「내가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 신달자 시인이 쓴 글에 그림을 그린 「묵주기도 책」, 「그리스도 수도원 화첩 기행」 등의 책을 냈다.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