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마르 10, 51]
니콜라 푸생의 예리코의 눈먼 이의 치유
(1650년, 캔버스에 유채, 119x176cm, 루브르 박물관)
푸생(Nicolas Poussin 1593/94? ~ 1665)의 작품 <예리코의 눈먼 이의 치유>에서는 두 명의 눈먼 사람이 등장한다. 푸생은 데생과 엄격한 형태의 완결성을 중심으로 조화의 미를 표현하는 고전주의 화풍으로 이 기적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예수님, 눈먼 이들, 군중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있다.
그림 중앙 부분에서 예수님은 눈먼 바르티매오의 눈에 직접 손을 대어서 만지고 계신다. 지팡이에 기대어 무릎을 꿇고 있는 바르티매오는 지금 이 순간 예수님의 오른손을 통해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목청껏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간청한다. 그의 바로 뒤에서 또 다른 눈먼 사람도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있다. 이미 그는 예수님이 행하실 기적을 예견이나 한 듯, 늘 자신의 길잡이 역할을 한 지팡이가 쓸모없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뒤에 던져 버려 놓고 있다.
이들은 비록 눈이 멀었어도 주변에 있던 군중보다 더 분명하게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볼 수 있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소리 높여 다시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이들의 간청은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간절한 기도의 행동인 것이다.
눈먼 바르티매오가 예수님께서 부르신다는 소리에 흥분한 나머지 자신의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 앞에 손을 내민다. 그의 왼손은 예수님의 망토를 만지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그의 행동은 지금까지 자신의 삶을 버리고 예수님과 같은 옷을 입고, 예수님을 따라 걸어가겠다는 의지의 동작이다. 바르티매오는 예수님의 손을 통해 육신의 시력을 되찾게 되고, 그 다음으로 예수님에 대한 믿음과 제자가 되는 영적인 시력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세례를 통해 영적인, 믿음의 시력을 받았지만, 이전의 눈이 먼 상태로 되돌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서고” 있는지……
[2015년 10월 25일 연중 제30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