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마르코 1, 3]
니콜라 푸생의 군중에게 세례를 주는 성 요한 세례자
(1635-37년, 캔버스에 유채, 94x120cm, 루브르 박물관)
밝고 아름답게 빛나는 자연 풍경 속에서 많은 군중이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고 있다. 요한 세례자는 군중에게 의로운 길로 인도하는 주님의 길을 닦으라고 외치며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다. 그가 걸치고 있는 낙타털로 만든 옷은 그의 유일한 재산이며, 이미 자신이 소유한 세속의 옷을 모두 던져버린 것을 의미한다. 요한 세례자는 유다인들이 죄에서 회개하도록 도와주고 다가올 구세주를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고 있다. 그의 앞에 무릎을 꿇어 낮은 자세를 취한 사람에게 물을 부으며 세례를 주고 있다.
“온 유다 지방 사람들과 예루살렘 주민들은 모두 나아가” 요한에게 회개의 세례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왼쪽에는 이미 세례를 받고 옷을 입고 있는 사람과 물기를 닦는 사람이 보인다. 이들은 새로이 회개한 사람들이다. 요한이 세례를 주고 있는 사람은 매우 겸손한 자세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고 있으며, 이는 지난날 자신의 죄를 모두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자 하는 믿음의 행위이다. 오른쪽의 여자들과 아이들도 자신들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반면, 요한 바로 왼쪽에 서 있는 유다 지도자들은 못마땅한 표정과 동작을 취하고 있다.
세례를 준비하고 받은 사람들은 회개하고 주님의 길을 닦으라고 외친 요한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한 사람들이다. 회개하고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의 구원을 받아들이고, 그곳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의로운 길을 믿고 행동한 것이다. 광야에서 기도하고 회개하는 삶을 살아간 세례자 요한처럼, 세례자들은 하느님의 합당한 도구가 되는 사람들이며, 나약한 자신을 알고 겸손하게 기도 안에서 하느님께 돌아가는 사람들이다.
[2016년 12월 4일 대림 제2주일(인권 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 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