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마르 4, 31]
겨자씨의 비유
(스테인드글라스, 성공회 국립주교좌대성당, 워싱턴D.C., 미국)
한 농부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혀 작은 씨앗을 땅에 심고 있고, 땅에 뿌려진 씨앗이 자라나서 큰 가지들을 뻗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 하늘의 새들이 나무 그늘에 깃들고 있다. 나무 주위에는 빨간 글씨로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to a gain of mustard seed.”라고 쓰여 있으며, 이를 해석하면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마르 4,31)이다.
아주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로 자라나 그곳에 새들이 쉴 수 있게 되듯이, 하늘나라는 겨자씨처럼 시작은 초라하지만 결과는 엄청나다. 잎이 무성하고 울창한 나무와 하늘을 나는 새들이 화면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 이것은 구약성경에서 에제키엘 예언자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룩하게 될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선포한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드높은 산 위에 그것을 심어 놓으면 햇가지가 나고 열매를 맺으며 훌륭한 향백나무가 되리라. 온갖 새들이 그 아래 깃들이고 온갖 날짐승이 그 가지 그늘에 깃들이리라. (에제 17,23)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농부가 겨자씨 한 알을 뿌리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신다. 하느님 나라는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은 한 알의 겨자씨 같지만, 장차 완전한 큰 나무로 성장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겨자씨가 열매를 맺기까지는 농부의 인내심과 기다림이 필요하다. 겨자씨처럼 지금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 나라이지만,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마태 17,20)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작은 믿음이 성장하여 ‘하느님 나라’라는 큰 나무를 이룰 것이다.
[2018년 6월 17일 연중 제11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