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도 대치동본당 사목 지침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축복이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이 하시는 일 위에 풍성히 내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여러분의 열성어린 신앙과 뜨거운 사랑으로 본당의 발전은 물론이요, 거룩한 교회공동체의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하여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금년에도 변함없는 신앙의 열성과 보다 더 열렬한 사랑을 교회와 이 세상에 쏟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러기 위해서도 여러분 모두가 더욱 성화되어 아직도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여러분의 생활화된 신앙의 빛으로 비추어 주시기를 또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1. 사목 지침
21세기를 맞이하기 위한 교구 차원에서의 사목적인 실천목표는 ‘2천년대를 향한 복음화’ 운동입니다. 즉 그 실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3단계로 나누어, 실천의 효율을 높이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제 1단계 1992~1994년, 제 2단계 1995~1997년, 제 3단계는 1998~2000년까지 입니다.
그러므로 금년이 바로 그 첫 단계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해가 됩니다.
그래서 금년도 서울대교구의 사목지침도 우리의 신앙을 교회 테두리 안에서만 머무르게 하지 말고, 저 살벌한 생존경쟁의 아비규환의 사회 속에 과감히 뛰어들어,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자는 데 있습니다. 1994년도 교구사목지침에서도 다음과 같이 우리의 신앙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좀 더 정직하게 우리 자신의 교회생활을 반성해 본다면, 우리는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에게 그리스도를 알리고 신자를 만드는 일, 그리고 교회 테두리 안에서 성사생활과 단체활동 등을 통해 제한된 신자들 상호간의 영신생활을 심화하고 유대를 강화하는 일에 전념하였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비복음적이고도 비그리스도적인 생활에 젖어들어도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문제의식도 사명의식도 거의 느끼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누리는 자유, 전례생활, 종교행사를 방해받지 않는 한,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이 세상을 향하여 특별히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2천년대를 향한 진정한 교회상을 확립하기 위해, 각 본당공동체가 선봉에 나서서, 저 메마르고 비인간화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 소금이 되고 범죄로 가득찬 살벌한 투쟁의 세상, 철저한 약육강식의 어둠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세상에 빛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생활무대가 바로 그러한 세상으로 변해가는데, 어찌 우리가 피안의 불 보듯 소극적으로, 아니면 아예 외면한 채 살아갈 수가 있겠습니까?
사실, 교회는 교회 자신이 목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세우러 오신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과감히 사회를 향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펼쳐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부정과 허위, 증오와 약탈, 범죄와 불목으로 얼룩진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의, 진실과 봉사, 그리고 자비와 평화로 다스려지는 나라로 변화시키는 일에 우리의 신앙 역량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진정 우리의 생활무대가 그러한 살벌한 세상이라면, 우리 신앙의 활동 무대 역시,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제 우리 신앙적 사랑의 무대는 교회 안에서만 국한 시킬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불의와 죄악으로 가득찬 세상에 빛과 소금으로 오시어, 그 어둠과 싸우시다 십자가 지신 것처럼, 우리들도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저 어둠에 잠긴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이 되기로 십자가를 지고 따를 것을 다짐합시다.
2. 실천 사항
가. 성전 보수금 차용금 청산
1992~1993년에 걸쳐 본당 신축 및 보수가 완공을 보았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공사비용 4억 5천만원이 빚으로 남아 있으므로, 그것을 금년내에 모두 청산할 수 있도록 교우 여러분의 배전의 협력을 바랍니다.
나. 소공동체 구성과 활성화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본당의 활성화를 위해, 대교구의 금년도 사목지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소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활성화를 도모한다.
• 기존 반모임의 강화
• 남자들 만의 특별모임 및 주부들의 특별모임 구성 (성경공부, 불우이웃돕기, 교양, 체육, 친목 등)
• 직능별 모임 구성
다. 가정 공동체의 강화
사회의 기초공동체인 가정의 성화는 곧 교회의 영광이며 사회정화의 기틀이다.
가까운 이웃끼리 전가족이 모여 저녁기도를 함께 바친다.
특히 외짝교우 가정을 위한 특별배려를 한다.
라. 본당공동체의 유대 강화
교우들의 수효가 많다보니, 서로 인사도 없이 지내는 일이 많다. 금년에는 본당 교우들이 미사 후 인사도 하고, 휴게실 등에서 대화와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 교육관의 다양한 활동
• 신자재교육 – 전례, 청소년, 노약자 문제 등등
마. 전례의 활성화
개인 및 단체의 성체조배를 권장하며, 성체 강복 및 성시간을 통한 성체신심을 증진한다. 또한 전례의 직접적인 참여자인 성체분배자, 복사단, 미사해설단, 성가대 및 반주단의 교육 및 제반사업을 적극 지원한다.
바. 각 단체의 활성화
모든 신자들이 살아있는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단체의 특성을 살리고 단체간 유기적 관계를 권장한다.
사.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합리화
2천년대의 사회와 교회의 주인공이 될 주일학교 학생들(초등부, 중고등부)에 대한 교육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다변화되는 청소년 문제와 함께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회가 다각적인 시각에서 서로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육해야 할 것이다.
아. 환경윤리
환경과 생명에 대한 신앙인의 관심과 투신은 교회의 본질적 사명에 속한다. 이에 본당에서도 적극적이며 구체적 작업들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만들어 수행해야 한다.
위의 사항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신자 여러분들의 기도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1993년 11월
천주교 대치동 교회
주임신부 김 몽 은 (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