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대치동성당 사목지향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마태 3, 15)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그려봅니다. 이 순간 우리는 주님의 이끄심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공동체 설립 34주년을 지낸 지난해 여러가지 모습으로 저희와 함께 해주셨습니다. 그분의 자비와 사랑에 고개 숙여 그 깊이를 더해봅니다. 한해 많은 봉사자들과 교우들께서 다양한 사목과 봉사 현장에서 섬세하게 정성을 다 해주셨습니다. 그 사랑과 정성안에 주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동반해주셨습니다.
주님의 사랑은 공동체 설립 35주년이 되는 2014년에도 우리 공동체에 이어지리라 믿으며, 감히 새해의 밑그림을 그려봅니다. 이런 믿음에서 우리는, 구원의 길을 이루시고자 인간에게 무릎을 꿇고 세례를 청하신 주님의 말씀을 우리의 사목 지향으로 삼고자 합니다.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마태 3, 15)
세례를 사양하는 세례자요한에게 무릎을 꿇고 아버지의 뜻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시는 주님의 신앙 고백이기에 새해를 계획함에 있어 잊지 말아야할 말씀입니다. 교구장께서 2014년 사목교서에서 신앙의 해인 2013년도 교구민 전체가 살아온 5가지 소 주제 중 첫째 주제인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사도 바오로와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신앙의 바탕인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로마 10,17) 그래서 교회는 항상 성경 말씀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하면서 탁월한 영적 양식으로 여겨왔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다음과 같이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성경이라는 산 위에 모여 드십시오. 거기에는 여러분 마음의 기쁨이 있고 독성이나 해로운 것이 조금도 없습니다. 그것은 가장 비옥한 목장입니다.’ -2014년도 사목교서에서-
교구장의 지향에 따라 우리도 말씀에 바탕을 둔 가정, 소공동체, 사도직 단체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는 한해가 되도록 합니다. 이미 우리 공동체는 그룹성서, 40주간, 백주간 성서를 통해 말씀을 바탕으로 한 기초가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평가해 보건데, 좀 더 많은 분들이 말씀 읽기와 공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나아가 ‘빵 다섯 물고기 둘’ 이란 말씀 묵상을 통해 개인적으로 많은 영적 성장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이든, 가정이든, 소공동체 모임이든 말씀을 읽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주님의 이끄심에 우선하는 신앙의 기본을 배우는 수련이 되기를 바라며 올 한해 사목 성구를 다시 한 번 되새깁니다.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마태 3, 15)
공동체 미래를 준비하고 새로운 복음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2년 8월에 시작해서 2013년 7월에 마무리한, 공동체 사목 진단에서 몇 가지 지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외적인 측면에서 본당 재건축이나 사목센터 설립이 제안되었습니다. 사목 내향적인 측면에서는 청소년들을 우선적 배려, 연령대별 특성을 살린 사목, 다양한 친교의 자리매김, 다원주의네 대비한 사목적 배려 및 접근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이는 50주년이 되면서 우리의 마음을 잡아보는 작은 시도였습니다.작은 시도였지만 미래의 우리 모습을 점검해 보면서 실천의 첫 삽을 잡아보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그를 위해 우리는 다시 한번 기본적인 것을 재검해 보도록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이적인 성장이나 수적인 것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작은 것에 충실하는 주님의 고백을 바탕에 두고 싶습니다.
2014년도는 공동체 설립35주년이 됩니다. 이를 위해 신앙의 기본인 말씀에 바탕을 둔 사도직 향상, 말씀에 정성을 다하는 성가정, 말씀안에 친교로 성숙하는 소공동체, 말씀에 기초한 지역 사회 참여와 기여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사랑이신 주님은 부족한 우리를 통해서도 깊은 사랑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이런 희망을 갖고서 주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마태 3, 15)
가해(2014년도) 대림 제4주일에
은총의 7성사 대치동성당
주임사제 김철호(바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