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성야- 무덤에서의 마리아들
(바르톨로메오 스케도니, 1613년, 파르마 국립박물관, 이탈리아)
복음서는 예수 부활의 증거로 ‘빈 무덤’과 ‘발현’사화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작품은 ‘빈 무덤’사화의 내용을 (마르 16.1-8 /루카 24.1-12 /마태 28.1-10 /
요한 20.1-13) 사실적으로 나타내며 명암의 대비와 풍부한 색의 묘사로 인간
내면을 표현하고자 했던 17세기 바로크 미술 양식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다.
예수시대에 유다인들의 장례풍습은 사망 당일이나 그 다음날 시신을 씻은 다음
향료를 바르고 옷을 입힌 후에 삼베로 감싼 뒤 안장했다. 그런데 예수의 경우
해가 지면서 시작되는 안식일 전에 급히 장례를 치르느라 절차가 생략된 채
무덤에 안장됐다. 그래서 세 여인은 예수의 시신에 향료를 발라 드리려고 주간
첫날 이른 아침에 (마르 16.2) 무덤을 찾았는데 작가는 세 여인의 절박한 심정을
드러내기 위해 모두 맨발로 묘사했다.
무덤에는 예수의 시신이 아니라 ‘부활’을 상징하는 흰 옷을 입은 천사가 석관
위에 앉아 왼손으로 열린 관 뚜껑을 잡고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천사의 이 같은 행동은 하느님께서 예수를 일으키시어 부활시켰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천사를 보고 몹시 놀랐을 세 여인은 천사의 설명을 듣고 안도하는 표정이다.
측면의 햇살이 불안에서 기쁨으로 바뀌는 세 여인의 심리를 묘사해 주며
천사의 흰 옷과 함께 세 여인에게 ‘하느님의 사랑’의 노랑, ‘순교와 기쁨’의
분홍, ‘평화와 생명’의 녹색 옷을 입혀 부활의 의미를 풍성하게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