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요한 11, 25]
렘브란트의 라자로의 부활
(1630년, 목판에 유채, 96.2×81.5cm,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미국)
누구나 자기가 그린 그림 중에서 꼭 간직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는 24살이던 1630년에 그린 <라자로의 부활>을 거의 일생 동안 간직하고 살았다. 이 그림의 배경은 요한복음 11장 38-44절이다. 예수님께서 비통해하며 라자로의 무덤으로 가셨고 돌을 치우라고 하셨다. 삶과 죽음의 만남을 가로막는 돌을 치우라고 하셨다. 마르타는 죽음의 냄새가 난다고 만류했지만, 그분은 믿기만 하면 생명을 얻으리라는 희망을 주셨으며, 사람들은 돌을 치웠다. 그분은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고 확신에 찬 큰 목소리로 라자로를 나오게 하셨고, 라자로를 풀어 주게 하셨다. 죽은 라자로를 나오게 하고 풀어 주게 한다는 것이 부활의 기발한 발상이다. 죽음이란 가둬놓고 묶어 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왼편에는 마르타가 어둠 속에서 두 손 모아 정숙하게 기도하고 있고, 그분의 오른편에는 마리아가 빛을 받으며 팔을 벌려 라자로의 부활을 받아들이고 있다. 마르타와 마리아를 왼편과 오른편, 어둠과 빛, 팔의 닫힘과 열림이란 소재로 대조를 이루게 그린 것도 화가의 탁월한 발상이다. 또 마르타 쪽의 어두운 벽에 어울리지 않게 걸려 있는 칼과 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칼과 활은 무엇인가? 남을 죽이는 무기들이다. 남을 죽이면 어떻게 될까? 자기도 죽고 암흑 속에 묻히게 된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빛의 중앙에서 유난히 돋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마리아이다. 팔을 벌려 부활을 받아들이는 마리아가 이 그림의 주인공이고, 그녀는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부활의 빛을 전파한다. 결국 부활은 자기폐쇄가 아니라 자기개방을 통해 이루어짐을 화가는 우리에게 말하는 것이다.
[2020년 3월 29일 사순 제5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