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받으시고 기도를 하시는데, 하늘이 열리며 [루카 3, 21]
페루지노와 페루지노 공방의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
(1482년경 제작, 프레스코화, 335x540cm, 시스티나 경당, 로마)
가로 5미터가 넘는 이 작품은 라파엘로의 스승인 페루지노와 그의 공방에 소속된 화가들이 로마 교황청의 시스티나 경당을 위해 제작한 것으로, 예수님의 생애 시리즈 중 하나이다.
중앙에 요르단강이 흐르고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께 세례를 주는 모습이 보이며, 좌우 대칭적으로 인물들이 배열되어 있는데, 세례자 요한의 말씀을 경청하거나 세례를 받기 위해 옷을 벗는 모습들이(왼쪽) 그리고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군중들이 묘사되어 있다.
예수님 머리 위에는 성령의 상징인 비둘기가 보이고, 하늘에는 하느님이 둥근 원 안에서 이를 바라보고 계신다. 뒷배경에는 로마를 상징하는 콜로세움이나 판테온 건물이 보인다. 예수님 뒤쪽으로는 천사들이 수건을 들고 무릎을 꿇고 있으며 이는 북유럽 르네상스 양식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푸른빛(당시 매우 비싼 염료)이 작품 전체를 감도는 이 그림은 많은 인물들로 산만해 보일 수도 있으나, 페루지노 특유의 우아한 인물 연출로 통일감 있게 제작되었다.
[2023년 12월 10일 대림 제2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