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마르 12, 43]
프랑수아 조제프 나베의 가난한 과부의 헌금
(1840년, 캔버스에 유채, 167.5×233.5cm, 개인소장)
19세기 벨기에 화가 프랑수아 조제프 나베(Francois – Joseph Navez, 1787-1869)는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감성을 결합하여 역사화를 그렸다. 그가 1840년에 우아하고 아름답게 그린 <가난한 과부의 헌금>은 마르코복음 12장 41-44절의 말씀이 그 배경이다.
예수님께서는 헌금함 맞은편에 있는 의자에 앉으시어, 헌금함에 돈을 넣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뒤에 있는 제자들과 성직패를 두른 율법학자에게 무엇인가 질문하고 계신다. 검은 옷을 입은 과부는 흰옷을 입은 아이를 안고 수심에 찬 얼굴로 헌금을 하고 있다. 그녀는 렙톤 두 닢을 봉헌하지만 그것은 생활비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과부의 팔에 안긴 아이는 흰옷을 입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관람자들을 응시하고 있다. 그 아이의 응시는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는 것과 궁핍한 가운데에서 생활비 전부를 넣는 것 중에서 누가 헌금함에 돈을 더 많이 넣었는가?” 하고 예수님의 질문을 대변하고 있다.
과부의 맞은편에 있는 부자는 여러 동전 중에서 하나를 골라 헌금함에 넣으려고 한다. 그 부자 앞에 있는 화려한 옷을 입은 여인들은 헌금함 앞에서 구걸하는 눈먼 여인과 병든 아이의 도움 요청에 동전 한 개를 건네주며 급히 등을 돌리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 한 사람은 예수님의 의자에 기대어 서서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 “과연 누가 올바른 봉헌을 한 사람인가?” 제자들 중 맨 뒤에 서 있는 사람도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손을 턱에 괴고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 있다. “하늘나라에서는 과연 누가 참 부자인가?”
[2018년 11월 11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