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자라면서 튼튼해지고 지혜가 충만해졌으며,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루카 2, 40]
렘브란트의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다
(1627년, 나무판에 유화, 56x44cm, 함부르크 미술관, 독일)
성전에서 아기 예수님을 봉헌하는 곳에 다섯 사람이 있다. 아기 예수님과 아기의 부모, 시메온과 한나가 그들이다. 그들이 있는 곳은 창을 통해 빛이 들어오는 성전 가장자리이다. 성전 안에는 기둥이 있고 기둥에는 촛불이 꺼져 있으며 성전 안이 어두운 것으로 보아 예루살렘 성전은 구원의 빛이 아니었다. 창문을 통해 빛을 받는 다섯 사람만이 빛을 증언하는 사람이다.
아기 예수님은 창살 너머로 들어오는 빛을 듬뿍 받고 있다. 구원의 빛은 아기 예수님을 통해 모든 이에게 발산되기 때문이다. 긴 수염을 한 백발의 시메온은 예수님께 경의를 표시하기 위해 무릎 절을 하며 손가락으로 마리아를 가리키고 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루카 2,34-35) 그래서 그의 손가락은 날카로운 칼처럼 성모님의 가슴을 찌르고 있다.
마리아는 이 예언을 듣고 깜짝 놀라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손깍지를 끼고 이 예언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간절히 기도하는 그녀의 손이 예수님과 함께 빛을 발산하고 있다. 다섯 인물 중에서 가장 어두운 사람은 빛을 등지고 있는 요셉이다. 그의 발이 맨발인 것은 그의 인생의 고난을 암시한다. 한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팔을 크게 벌려 놀라고 있으며 눈을 돌려 밖을 바라보고 있다. 구원의 날을 기다리던 모든 이에게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위해서 이다.
[2017년 12월 31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 성화 주간)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