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루카 9, 24]
103위 한국순교성인화 – 문학진 토마스 작
(1977년, 유화, 285x330cm, 서울대교구 혜화동성당, 서울)
1976년 9월 당시 혜화동본당 박희봉 주임신부는 문학진(토마스) 교수에게 ‘103위 순교복자성화’를 의뢰하였다. 작가는 10개월에 걸쳐 전례, 역사, 복식 등 전문가의 폭넓은 자문과 한국적 주체성을 살려 순교자 한 분 한 분의 표정과 복장을 특색 있게 그렸다.
시대와 신분이 각각 다른 순교자들이 평등한 위치에서 천국의 개선을 기다리며 기쁨에 가득 차 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을 안겨준다. 천사들은 선녀의 모습으로 순교를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하늘 위에서 순교자들을 축복하고 있고, 아기 천사들은 동자의 모습으로 나팔을 불고 춤을 추며 순교자들이 천상에 오르는 것을 경축하고 있다. 배경의 산세는 아름다운 도봉산의 일부로서 한국의 전통과 토속적인 모습을 풍기고 있다.
이 성화는 1977년 7월 15일, 김수환 추기경님의 축복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그 후 1984년 5월 6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하여 ‘103위 한국순교복자’ 모두 성인품에 오르게 되었고, 이 작품이 여의도 103위 시성식장에 걸리게 되었다. 그러나 이 그림이 햇빛에 노출되어 화면 곳곳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문학진 화백이 전면적으로 그림을 보수하였다.
한국천주교회는 1784년 이후, 크고 작은 박해가 끊이지 않았다. 모진 박해에도 불구하고 자생교회의 전통을 지닌 한국천주교회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1984년에는 순교한 선인들 가운데서 103위가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곡식을 거두리라.” (시편 126,5)
[2018년 9월 23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경축이동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
– <굿뉴스 가톨릭 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