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마태 16, 19]
피에트로 페루지노의 베드로 성인에게 천상의 열쇠를 건네주시는 예수님
(1481년, 프레스코화, 330x550cm, 시스티나 성당, 바티칸)
본 그림의 기원은 마태오복음 16장,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천상의 열쇠를 맡기신다는 구절이다. 마치 무한한 공간처럼 보이는 이 광장에 3개의 건물이 그려져 있는데, 중앙의 팔각형 건물은 성스러운 공간인 예루살렘을 상징한다.
그림 정중앙에 예수님이 오른쪽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베드로에게 황금과 은으로 된 두 개의 열쇠를 넘겨주시는 모습이 보이며, 그 좌우를 예수님의 제자들이 보필하고 있다. 당대의 시민들도 증인처럼 서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다.
그림 속 중경에는 성경의 일화들이 재현되어 있는데, 왼쪽은 성전세이고 오른쪽은 돌팔매질 장면이다. 좀 더 뒤로 가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으로 된 예루살렘의 성전이 중앙에 서 있다. 측면에는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본뜬 개선문이 양 쪽으로 서 있다.
아직 초기 르네상스 시기라는 것을 고려해 보면, 공간 묘사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루지노 작품의 주요 특징이었던 공간적인 명료함은 이후 르네상스 미술을 특징 짓는 요소가 되었다. 배경에 번잡하게 그려진 인물들의 묘사에도 불구하고, 라파엘로의 스승답게 우아하고 고요한 그림이 차분한 분위기를 일으킨다.
[2017년 9월 3일 연중 제22주일 군종주보 3면, 김은혜 엘리사벳]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