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도 대치동 본당 사목 지침
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크신 은혜와 성령의 뜨거운 능력의 열기가 여러분의 가정과 여러분이 하시는 일에 함께 하시기를 진심으로 축복드립니다.
우리 본당은 지난해 “대치동 15년”의 역사를 엮어 우리의 적은 정성을 모아 하느님께 바친 바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장하고도 빛나는 업적이라 일컬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머물지 않고 더욱 더 발전하고, 주님의 이름을 빛내는 본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여기에 금년도 대치동 본당공동체와 함께 힘을 모아 주님의 길을 따르기 위한 새로운 사목지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사목 지침
21세기를 향한 복음화의 제2단계를 맞이했습니다. 한국교회는 2000년대의 복음화를 위한 실천방안을 제 1단계(1992~1994)로 하고, “소공동체의 형성과 활성화가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이룩하는 길”임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제 2단계(1995~1997)는 “복음 나누기, 봉사자 양성,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 등입니다. 이것은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복음의 중심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 복음화를 통한 윤리와 도덕의 회복과 건전한 사회질서를 세워가는데 앞장서야 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 제 3단계는 (1998~2000)까지입니다.
금년은 바로 복음화운동의 첫단계를 마무리 하고, 둘째 단계로 접어드는 중대하고도 뜻깊은 해입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사목지침도 우리의 신앙과 주님의 복음을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머물게 하지 말고 계속 타락의 길로만 무섭게 치닫고 있는 사회에 용감하게 뛰어들어, 복음의 빛을 밝히고자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초대교회에서는 가정이 중심이 되어 복음화를 꾀하였습니다. “아퀼라와 프리스카가 자기 집에 모이는 교회와 함께 주님의 이름으로 특별히 문안합니다.” (1 고린 16:19) 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렇게 집에 모이는 “가정교회”가 교회의 기초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가정의 복음화는 곧 사회의 복음화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의 복음화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초를 세웠고, 전파되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21세기를 눈앞에 둔 우리들도 우리의 선조들이 이룩한 것처럼 가정의 성화를 이룩하여 사회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 본당을 그러한 면에서 자부할만하다고 여겨집니다만, 우리는 이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더욱 더 열심한 믿음과 내일에 대한 확신에 찬 소망과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불러 일으켜, 복음이 우리의 생활화 정도가 아니라,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므로 금년도에는 본당의 모든 신자들이 서로의 각기 다른 능력을 살려, 기회 있을 때마다 이웃에게 말씀을 전하기로 하고, 또는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은 복음의 교사로서 일하고 치유의 은사가 있으신 분은 병자를 돌보는데 헌신하고, 기도의 은사가 있으신 분은 적극적으로 기도모임을 이끄는 등의 역할을 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특히 대치동 본당은 소위 “강남지역”의 특수성에 비추어 청소년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선도하는데 가정의 성화는 더욱 요청됩니다.
가정의 성화는 어머님들의 성화가 선행조건입니다. 따라서 “자모들의 모임”도 수시로 개최하여 가정을 지키고 청소년들이 건전한 길로 나아가도록 인도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정화와 도덕적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주길 제삼 부탁드립니다.
위에 제시한 사항들을 실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금년도의 본당사목지침을 간추려 봤습니다.
94년도의 사목지침을 좀 더 세부적으로 추진합니다.
실천 사항
1. 성전 보수금 차용금 청산
본당 신축 및 보수가 완공을 보았다. 그러나 아직도 그 공사비용 1억원이 빚으로 남아 있으므로, 이것을 금년내에 모두 청산할 수 있도록 교우 여러분들의 배전의 협력을 바랍니다.
2. 소공동체 구성과 활성화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본당의 활성화를 위해 , 대교구의 금년도 사목지침에 따라 다음과 같은 소공동체를 형성하고 그 활성화를 도모한다.
① 기존 반모임의 강화
② 남자들만의 특별모임 및 주부들의 특별모임 구성(성경공부, 불우이웃돕기, 교양, 체육, 친목 등등)
③ 직능별 모임 구성
3. 가정 공동체의 강화
사회의 기초공동체인 가정의 성화는 곧 교회의 영광이며 사회정화의 기틀이다. 가까운 이웃끼리 전가족이 모여 저녁기도를 함께 바치며 외짝교우 가정을 위한 특별배려를 한다.
4. UN에 정한 ‘여성의 해’를 맞이하여 격려자를 위한 특별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특히 자녀교육에 대한 특별 강연회를 열어 비신자 가정성화까지도 꾀한다.
5. 본당공동체의 유대 강화
교우들의 수효가 많다보니, 서로 인사도 없이 지내는 일이 많다. 금년에는 본당 교우들이 미사후 인사도 하고, 휴게실 등에서 대화와 만남을 적극적으로 추친한다.
※신자재교육 – 전례, 청소년, 노약자 문제 등등
6. 전례의 활성화
개인 및 단체의 성체조배를 권장하며, 성체, 강복 및 성시간을 통한 성체신심을 증진한다. 또한 전례의 직접적인 참여자인 성체분배자, 복사단, 미사해설단, 성가대 및 반주단의 교육 및 제반사업을 적극 지원한다.
7. 각 단체의 활성화
모든 신자들이 살아있는 공동체를 조성하기 위해 단체의 특성을 살리고 단체간 유기적 관계를 권장한다.
8. 주일학교 교리교육의 합리화
2천년대의 사회와 교회의 주인공이 될 주일학교 학생들(초등부, 중고등부)에 대한 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다변화된 청소년 문제와 함께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교회가 다각적인 시각에서 서로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육해야 할 것이다.
9. 환경윤리
환경과 생명에 대한 신앙인의 관심과 투신은 교회의 본직적 사명에 속한다. 이에 본당에서도 적극적이며 구체적 작업들을 수행해 나가야 하며,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만들어 수행해야 한다.
진정 교회는 교회 자체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을 불러모아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2000년대를 향한 제 2단계를 맞이하는 첫해이니만큼 교형자매님들의 신앙적 열성을 유감없이 발휘 해 주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천주 성삼께 영광이 ! 우리 모든 이와 가정들에 축복이 !
1994년 11월
천 주 교 대 치 동 교 회
주임신부 김 몽 은(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