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초의 갈릴래아 산에 나타나신 예수님 (두초, 1308-11년, 나무판에 템페라, 36.5×47.5cm, 시에나 대성당 미술관, 시에나, 이탈리아)
시에나 화파의 창시자인 두초(Duccio di Buoninsegna, 1255-1319)는 1308-11년에 시에나대성당 중앙제단을 장식하기 위해 최고의 걸작 <마에스타 Maesta>를 그렸다. <마에스타>는 양면으로 그려졌는데, 전면에는 시에나의 주보성인들과 사도들과 천사들에게 둘러싸인 옥좌에 앉아 있는 성모님이 있고, 아래쪽 프레델라(Predella)에는 예수님의 유년 시절이 그려졌으며, 위쪽 첨단에는 성모님의 생애를 담은 일곱 장면이 그려졌다. 후면에는 45장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에는 26개 장면으로 그린 ‘예수님의 수난’이 있고, 아래쪽 프레델라에는 ‘예수님의 공생활’이 그려졌으며, 위쪽 첨단에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발현 장면이 그려졌는데, <갈릴래아 산에 나타나신 예수님>은 부활의 네 번째 발현 장면으로 마태오복음 28장 16-20절이 그 배경이다.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제일 앞줄에 있는 제자들은 베드로와 요한, 그리고 안드레아와 야고보 사도이다. 제자들의 눈빛과 표정으로 보아 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고 더러는 놀라고 더러는 의심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모든 민족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마지막 지상명령을 내리셨다. 예수님의 옷만 황금색 선으로 장식된 것은 그분께서 영원한 빛으로 부활하셨다는 것을 나타낸다. 요한과 안드레아와 야고보는 한 손을 들어 주님의 말씀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선서하고 있고, 베드로와 나머지 제자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조용히 경청하며 엄숙히 따르겠다고 굳은 표정으로 결의하고 있다. 그들 가운데 베드로와 안드레아는 복음전파를 위해서 반드시 지녀야 할 성경을 가슴에 품고 있다. 주님께서 명령하신 말씀이 성경에 모두 쓰여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딛고 있는 바위산은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없는 광야이다. 예수님께서 맨발로 그곳에서 수난을 겪으시며 복음을 전했듯이 제자들도 스승을 본받아 맨발로 세상에 나가 고난을 겪으면서 세상 끝날까지 나가 모든 민족들을 에수님의 제자로 삼아 복음을 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9년 10월 20일 연중 제29주일(전교 주일) 원주주보 들빛 4면, 손용환 요셉 신부(풍수원성당)]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