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버려라. [마르 9,43]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일곱 가지 큰 죄
(1500년경, 목판에 유채, 86.5x56cm, 제네바 미술재단, 제네바)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죽음에 이르는 죄를 교회에서는 ‘일곱 가지 큰 죄’ (칠죄종, 七罪宗)라고 한다. 이는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범하는 모든 죄의 근원이 되는 죄로서 교만, 인색, 질투, 분노, 음욕, 탐욕, 나태를 일컫는다.
상상력이 풍부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450-1516)는 평범한 생활을 배경으로 죄의 근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직사각형의 커다란 원형 안에는 그리스도인들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일곱 가지 죄를 묘사하고 있다.
그림 왼쪽의 거울 보는 여자는 교만을 나타내며, 시계 방향으로 오른쪽 위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은 분노이다. 산 정상의 남녀는 음욕, 오른쪽 아래 식탁의 두 사람은 탐욕을 표현하고 있으며, 엎치락 뒤치락 싸우는 두 사람은 질투이다. 나태는 낮잠을 자고 있는 사람과 무기력한 남자로 나타내며, 인색은 부자가 나이든 가난한 여인의 돈을 갈취하고 있는 장면으로 표현된다.
그림 아랫단에는 인간이 경계하지 못한 죄의 대가를 보여주듯, 어두침침하고 암울한 분위기의 지옥에서 불로 고통의 체벌이 가해지는 장면이다. 한편, 그림 위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매달리신 장면이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죄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서 목숨을 바쳐 희생하셨다. 예수님의 수난은 인간을 위한 사랑이셨기에, 적어도 그리스도인은 빠지기는 쉬우나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죄를 부끄러워하고, 강한 믿음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주님과 하나 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칠극(七克)’에서 전하는 것처럼 교만은 겸손으로, 질투는 애덕, 분노는 인내로, 인색은 너그러움, 탐욕은 절식, 음욕은 금욕, 나태는 근면으로 생활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2015년 8월 30일 연중 제22주일 인천주보 3면, 윤인복 소화데레사 교수]
– <굿뉴스 가톨릭갤러리> 에서 옮김